11/5 전문화를 통한 틈새시장 뚫기
특정 전문병원으로 변신 틈새시장 뚫어야 산다
서울 마포구의 수지(手指)접합 전문 병원인 신촌연세병원은 99년 개원 후 3년 만에 70병상에서 150병상으로 병원 규모를 두 배 이상 불렸다.
은행 대출로 충당한 초기 투자비 30억원도 개원 1년 만에 갚았다.
이 병원은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6시간~3일씩 기다려야 하는 손가락 절단 환자를 전문적으로 넘겨받아 재빨리 접합 수술하는 ‘틈새시장’ 전략으로 활로를 찾았다.
수술방 3곳을 24시간 가동하고, 전체 의사 10명 중 3명을 수지접합수술 전문가로 채웠다.
‘노인 재활치료 전문병원’을 내세운 경기도 성남의 보바스기념병원은 지난 5월 개원한 뒤 3개월 만에 150병상을 꽉 채웠다.
지방 노인병원 대부분이 병상 가동률 60~70%선에서 허덕이는 것과 달리, 이 병원은 분야별로 물리치료사를 전문화해 치료의 고급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병원은 치료사 1인당 1500만원씩을 들여 일본 연수를 시켰다.
중소병원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병원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화·전문화를 통해 시설과 의료진이 우수한 대학병원과 편의성이 뛰어난 동네의원의 틈새를 뚫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우현(曺宇鉉) 교수는 “호스피스·건강증진사업 등을 통해 병원이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관의 과다한 병상(病床)수 구조조정도 병원구조 합리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병상수는 29만5823개.
인구 10만명당 490개로, 세계보건기구 권고치 300개를 초과하고 있다.
특히 질병 치료용 병상이 98%를 차지하는 반면, 치매·노인전문 등 요양 병상은 2%에 불과한 인구 10만명당 6.7개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크게 모자라는 수치이다.
일본의 경우 요양 병상은 인구 10만명당 170개, 영국은 420개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병원들의 병상 기능을 요양·재활·호스피스 병상 등으로 다변화하고 동네의원의 병상 보유 한도를 5~19병상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병원들을 심장병·당뇨병 등 특정 질병 전문병원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계획도 마련 중이다.
그렇게 되면 병원·의원 간에 역할 구분이 명확해지고, 의원으로 몰렸던 의사 인력과 입원·수술 환자들이 대거 병원으로 돌아오게 돼, 중소병원 문제의 70~80%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의원이 보유한 병상수는 8만2329개로, 전체 병상의 약 30%를 차지한다. (조선일보 2002-11-04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2002-11-05 0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