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3 2005년 실버산업 70조원 이상
''시장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
<실버마케팅연구소 실버산업 국제세미나:실버산업의 현황과 전망>2005년까지 50세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은 70조원 이상의 거대시장이 될 전망이나 이런 잠재력 있는 시장에 대한 깨인 사고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잠재력'으로밖에 남을 수 없어 기업 마케터들의 적극적인 실버산업 참여가 촉구되고 있다.
지난 4일 세종대학교 군자관 6층 집현전에서는 '실버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실버산업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실버산업의 전망' 부분을 발표한 실버마케팅연구소 김숙응 박사는 2003년 50세 이상 노년층 소비시장 규모 추계는 57조원이지만 겨우 2년 간격의 2005년에는 7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규모 추계는 통계청 민간최종소비지출 규모와 추계인구를 토대로 발표된 것으로 일본의 10조엔(약 100조원)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으나 기본적인 내수시장 규모로는 충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실버산업은 새로운 기술개발이나 고도의 집중투자가 필요한 시장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컨셉의 승부세계라는 설명이다. 현재 실버산업의 유형은 크게 △여가 △금융 △의료·보건관리 △주거관리 △노인용품으로 나눠지는데 그 중 의료·보건관리처럼 대규모 하드웨어 투자가 필요한 산업을 빼면 무형의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한 산업들이다. 여가산업의 경우는 대규모 투자와 무형의 서비스가 겸비되었을 경우 실버산업 분야들 중에서 단기간에 성공할 가능성이 그 어느 분야보다 높지만, 현재 법적 제약으로 인해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케이스다. '실버소비자의 여가활용 및 산업화방안'을 발표한 신주영 박사는 노인여가시설 양극화에 대해, 노인복지법상 노인휴양시설로 등록하는 경우 시설목적상의 제한이 심해 다양한 운영기법을 도입할 수 없고, 리조트·호텔식 운영을 하게되면 대상을 고소득, 부유층에 한정할 수밖에 없어 양쪽 다 적자운영의 현실적 장벽을 넘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인휴양시설이라도 다양한 부대사업을 통해 수지균형을 맞추고 시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 현재 대다수의 유료노인복지시설 실무운영자들은 일반시설로 전환하여 제한 없는 부대수익사업을 통해 운영난을 타개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복지법상의 휴양시설이라는 이유로 규제와 제한을 계속할 경우 노인리조트의 편법적 운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의훈 교수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의 카렌 M. 기블러(Karen M. Gibler) 교수가 공동 연구한 '한국에서의 노년층 주거산업 가능성'에서는 주거산업 시장에서의 여성 노년층 영향력 성장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집은 주거의 개념보다는 '부동산' 즉,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절대적이었지만 앞으로 편의성 없는 주거는 재산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경향을 주도하고 주거 선택의 절대적 권한이 여성들에게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방과 화장실의 편의성을 높인 리노베이션은 같은 평수, 같은 층의 아파트 안에서도 몇 천만원의 가격차이를 벌여 놓는다.
이번 국제세미나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국적 상황에서 실버산업의 활성화 주체가 소비자가 아닌 서비스의 공급자 측이라는 것을 강조한 점이다. 대규모 자본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주거산업의 경우에는 정부의 금융·세제지원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실버 소비시장이 성숙한 후 뛰어들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기업은 결국 10대 소비시장이 그러했듯, 앞서 개척하는 기업에 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미 시장이 성숙한 후에는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의 실버시장 활성화조차 연금과 금융수입으로 넘쳐나는 돈을 쓸 준비가 된 소비자들이 아닌 서비스제공자들의 주도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니어저널)
2002-07-18 10:3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