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 노인들 휴가 어떻게 보내나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일상의 생활을 잠시 접고 산이나 바다 등으로 각자의 휴가여행을 떠난다.
노인들은 올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대부분의 노인들은 자녀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자녀들이 함께 가자고 해야 가는 것. 별다른 휴가계획이 없거나 휴가에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등 휴가에 대한 노인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자식들이 같이 가자고 해야 하는 것이지….''
구자은(여·73)씨는 ''더운데 나가긴 어딜 나가. 집에서 시원하게 지내면 그만이지''라고 말하면서도 ''각자 친구들끼리 약속잡아 휴가를 떠나는데, 내가 끼어봐야 뭐 하겠어''라며 내심 섭섭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는 대신 성수기를 피해 동네 할머니들끼리 만든 계모임에서 2박3일정도 바람을 쐬러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도 직지사에 2박3일동안 놀러갔다 왔지. 그냥 또래 할머니들과 놀러가는게 편하고 재밌어.''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의 집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는 노인도 있다. 홍순자(74)씨는 ''딸이 고창에 사는데 자주 못만나. 해마다 휴가 때나 내가 내려가서 만나는 정도지''하고 말한다. 노인복지관에서 사회교육프로그램을 듣는 그는 복지관 방학 때를 이용해 딸집에 내려가 일주일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휴가가 별루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노인도 있다. 작은아들과 함께 사는 김한식(67)씨는 ''내가 워낙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최근 컴퓨터를 배우는 재미에 빠져 컴퓨터나 배우면서 여름을 보낼 생각''이라며 휴가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집에서 혼자 남아있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떠나는 황영범(77)씨. ''집에서 밥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자식들 피서 떠나는데 마지못해 따라가.'' 매년 자녀들의 휴가에 맞춰 안면도, 강원도 등의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타녀왔다는 그는 자가용 타고 편하게 간다고 해도 힘이 든다며 왠만하면 집에서 보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강남순(89)씨는 고령의 나이에 비록 몸은 불편해도 휴가를 기다리는 쪽. 강씨는 ''매년 온 가족이 함께 일정을 잡아서 여름휴가를 떠난다''며 ''콘도에 가서 화투치며 보내더라도 자식들과 같이 휴가를 가나는게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한편 60대초반 노년층은 부부만의 휴가여행을 준비하는 노인사회에서도 세대차를 보였다. 김종선(60)씨는 ''매년 남편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며 ''이달말 강원도에서 5박6일동안 보낼 계획으로 이미 콘도예약 등을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시니어저널)
2002-07-22 15:3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