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예로부터 아무런 질병의 고통이 없이 오래 살기를 원해 왔다. 고대 희랍이나 로마시대 사람들은 평균수명이 짧아 60이나 70세를 넘긴 노인들을 보면 하늘로부터 축복을 받아 장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00년대 초반까지 국민의 평균수명이 25세를 넘지 못했으나 1960년대 이후부터 시작된 경제발전과 보건의료제도의 개선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고령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이와같은 고령인구의 증가는 사회발전의 결과로 나타나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겠으나, 나이 많은 노인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 날로 증가하는 치매노인에 대한 부양대책이 심각한 노인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65세이상 노인의 10% 가량이, 그리고 85세이상 노인의 20∼47%가 치매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Weiner, 1996). 현재 치매노인수는 4백만명이 넘고, 2000년에는 5백만명이 되고, 2040년에 가면 7백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10만명 이상의 노인이 치매로 죽어가고 있으며, 치매로 인한 사망은 지난 10년동안 심장질환, 암, 뇌졸증 다음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치매환자 치료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1년에 280∼310억달라이고 치매간호자를 위해 지출되는 간접적 비용은 100∼120억달라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알쯔하이머병에 걸린 환자를 보호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1인당 1년에 4만7천달라(약 6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박형근, 1996). 치매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도 심각한 노인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앞으로 2000년대에 가서는 지구촌 인구의 고령화로 치매노인수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 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노인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치매노인의 인구학적 특성이나 부양자들의 고충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나 전국적인 조사가 너무나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 국민은 아직도 치매를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여기고 치매는 또한 낫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노인이 되면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망' 아니라 질병이다.
치료와 요양을 필요로 하는 퇴행성 만성질환이다. 치매중에서 일부 가역성 치매는 예방할 수도 있고 치료할 수도 있다. 비록 알쯔하이머병과 같은 비가역성 치매라 할지라도 조기진단에 의한 치료를 받는다면 증상의 호전이나 경과를 완화시켜 환자나 부양자들이 당하는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다(서미경, 1996; 연병길, 1996).
현대사회에서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치매노인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가족의 핵가족화 및 소가족화, 여성인력의 직장진출, 그리고 경로효친 사상의 약화로 인한 노부모에 대한 부양의식 저하 등은 치매노인의 가정보호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치매노인의 수발은 부양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주고 가족들에게도 불만과 갈등속에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요즘 우리나라는 IMF 체제하의 경제파탄으로 실직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경제적, 심리적 불안으로 치매노인을 돌보기 어려운 가정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가족들로부터 부양받기 어려운 치매노인을 입소시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돌보아 줄 수 있는 노인전문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제대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같이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노인수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부양대책과 가족보호서비스가 시급히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의 대다수가 가정에 살고 있기 때문에 치매노인을 위한 재가복지 정책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