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에 있어서 의식주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우리 노인의 경우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한 만큼 자주 마지막 안식처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하곤 한다. 어떤 의미에선 의식분야의 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주생활(住生活)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도 있다. 또 경제적으로나 건강면에서나 곤란에 직면한 노인들에게는 주생활자체가 전체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고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 노인들이 자녀들과 떨어져 살면서 점점 열악한 거주환경에 내몰리는 경우라든가, 비인간적인 쪽방생활의 현실이 보도되는 것을 볼때마다 노인주거의 실태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도 전국의 500여개소에서 수용노인이 1천3백여명이나 되는 그룹홈들이 집구하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은 노인주거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생각케 한다.
전세계약제로 운영되는 그룹홈들은 3~4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데 집구하기가 쉽지않은 현실로 거주노인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할 것이다.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새로 적당한 집을 구해야 하는데 노인들만 산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이 집을 내주길 꺼릴뿐더러 전세권 설정은 물론 정부의 까다로운 서류구비조건 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노인 그룹홈이 장애인시설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서글픈 일이지만 노인 3명당 4천만원의 전세비를 지원받는 한정된 예산으로는 웬만큼 생활이 편리한 곳에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은 물론이겠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약국이나 수퍼, 목욕탕에서 멀리 떨어진 산기슭에 자리한 노인그룹홈에서 생활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그룹홈은 홀로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면서도 시설과 달리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그룹홈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건물구입과 건축자금 지원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고 특히 노인복지관 건립때 주간 보호센터나 노인공동 주택을 함께 건축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겠다. 노인질환 케어센터나 너싱 홈 등 사설 시설이 점증하는 현실도 반가운 일이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이용하기에는 지나치게 고비용이란 점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획기적인 관심이 절실하다.(시니어저널 02-05-20)
2002-05-23 09:5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