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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지방자치를 향해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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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일보 2002-5-23>

임 춘 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방선거와 월드컵 축구대회를 동시에 치르게 되는 역사적인 6월이 눈 앞에 다가 왔다. 올림픽 이상으로 성대한 월드컵 기간 중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16강 진출' 이라는 국민의 여망처럼 `법의 안정'을 지키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벌써부터 지방선거가 곳곳에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보스정치를 탈피하 고 나아가 정당 민주화를 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 했음에도 입후보자 중에는 선출 에 불복하고 불공정 시비로 정당을 분열시키는가 하면 무소속 출마까지 선언한 후보자가 있 다. 국민들이 벌써부터 지자체 선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여 결국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 투표를 포기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민주적 경선과정은 시끄럽고 잡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괴적 분열로만 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동적으로 보이고 정치적 효과도 클 수 있다. 패자 가 결과에 승복하면 페어플레이로 비쳐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국민을 우롱하고 경시하는 정치인들이 떳떳하게 정치를 하 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사람은 정치할 자격이 없 는 사람이다. 축구에도 엄격한 룰이 있듯이 정치에도 룰이 있는 법이다.

 정치권은 지방선거와 관련한 각종 법규를 고쳐 투명하고 돈 적게 드는 선거문화를 정착시 키기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해 왔다. 유권자든 후보든 이구동성으로 부패선거는 끝장내야 한 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선거운동은 별다른 변화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 래도 선거개혁의 처방은 좀 더 근원적인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주권을 정치인의 양심에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부터 지방선거가 혼탁 해지며 과열 조짐으로 치닫고 있으니 그렇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러한 가운데 바람몰이 철새 정치인과 선거운동원들은 민주주의는 무 참히 집밟고 있으니 언제쯤 바람직한 민주정치가 정착될까 걱정이 태산 같다.

 생각해 보자. 심지어 재임기간에 저지른 부패행위자도 그리고 알선수뢰 등 공직을 이용한 금품거래자나 파렴치한 불법행위자도 또 다시 선거에 출마하고 있으니 말이다. 공명선거와 무공해 지방자치를 향한 새 지평은 강력한 개혁조치에 의해서만 열린다는 사실을 권면한다. 후보자의 의식이나 자질 면에서 함량 미달인 사람을 다시 정치권으로 밀어넣는 것은 다름 아닌 유권자들이 아닌가.

 벌써부터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 정당과 후보자들은 수 많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선거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구호성 수단으로만 이용할 뿐 총체적으로는 정책의 참신성이 결여된 것들이 많음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정책공약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절차와 단계, 그리고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또한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선언뿐만 아 니라 정책의 시행에 당연히 수반되는 구체적인 재정규모에 대한 언급도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정당들은 선거때마다 제시하는 정책들이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선심공약만 일삼아 종국에는 정책이 정치의 시녀로 전락했던 어제를 반추할 줄 알아야 한다.

 한일 월드컵이 세계를 향해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듯이 6월의 지방선거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도록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2002-05-27 10: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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