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노인복지 정책과 실천을 아우르는 한국노인복지학회

노인복지소식

  • STEP 01

    회원가입안내

  • STEP 02

    회원약관동의

  • STEP 03

    회원정보입력

  • STEP 04

    회원가입완료

제목

09-28 일자리 없는 노인 문제 시급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8.08
첨부파일0
조회수
14870
내용
09-28 일자리 없는 노인 문제 시급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실버취업박람회장. 김모(68)씨는 인도양홀에 마련된 의자에 행사 안내서만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었다. 일자리는 구했느냐는 물음에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여러 곳을 알아봤지만 평생을 관리직에만 있었는데 몸으로 때우는 곳이 많아 맘에 드는 곳이 없다”고 했다.

재작년 6월 유수 중소기업에서 퇴직할 당시 받은 1억원 정도 되는 퇴직금으로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나 1년 뒤 늦둥이 막내딸을 시집보내느라 3000여만원을 보태주고 최근에는 식당업을 하는 아들이 형편이 악화돼 업종을 바꾸는 바람에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5000만원을 빌려주니 남은 돈이 2000만원뿐이었다.

이 돈을 은행 예금상품에 들자니 이율이 턱없이 낮고,주식투자 하자니 불안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목돈을 빌려 갚아나가는 리버스 모기지론을 이용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나마 30평짜리 아파트마저 날릴까봐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건축현장 등 노동 일을 전전하다 3년 전 일을 그만뒀다는 성모(60)씨도 “두 딸을 출가시킨 뒤 용돈을 조금씩 타 쓰기는 하지만 딸들도 애들 키우느라 부담이 많이 가는 것 같아 내 일을 구하러 나왔다”며 “하지만 집사람과 둘이 살아가기에는 대부분 일자리가 적은 보수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율은 떨어지고,세금은 오르고=두 사람의 경우는 평범한 부모 세대들의 자화상이다. 자식 키우느라 교육비에 생활비를 전부 쏟아붓다시피 하고,노후대비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퇴직금까지 시집 장가에 사업비까지 자식 몫이다.

10년 전 남편 퇴직 후부터 25평짜리 아파트 한 채는 퇴직금 등 금융자산으로,나머지 한 채는 일부를 은행 대출로 장만한 오모(74)씨는 월세를 받아왔지만 요즘 걱정에 싸여 있다. 정부의 부동산 세금에 철퇴를 맞게 될지도 모르게 됐기 때문이다. 오씨는 “월세로 90만원씩 받아 3분의 1 가량은 은행이자를 갚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충당해왔으나 이제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 가계의 자산 중 실물(부동산) 비중이 금융보다 2.7배 높아 오씨 같은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1950∼60년대 출생한 세대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로,베이비붐 세대는 금융자산 부족으로 퇴직 후 소득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3278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가량이 노후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후에 자녀에게 의지하겠다는 응답자가 1998년 32.5%에서 18.7%로 급감,늙어도 힘 닿는 데까지는 자식 덕을 보지 않고 힘 닿는 데까지 일하겠다는 게 70% 가량의 한국 부모들 심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노인 일자리 사업이 목표치인 2만5000자리를 초과하는 3만5000자리를 달성하고,노인일자리박람회를 8차례 열어 민간기업에 1만9197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고 홍보했다. 2009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30만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뒷받침하는 일자리는 이들 노인의 눈높이와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지난해 박람회에서 60세 이상을 10여명 채용했던 모 지하철 택배사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한 어르신들이 현재 모두 그만둔 상태”라며 “몇개월 새 어르신들 총기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건강이 악화되고,자식들의 반대나 기력 쇠퇴로 더 이상 일하기가 힘들다며 스스로 그만뒀다”고 말했다.

◇나이 많은 게 죄인가요=대한은퇴자협회가 올해초 대기업들이 승진 발표한 711명의 임원들을 조사해보니 60세 이상이 3명에 불과했다. 40대와 50대가 각각 466명,231명으로 98%를 차지해 노인 일자리 없는 일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더욱이 대학교육을 받은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재 은퇴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는 단순노무직에 집중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55∼79세 취업 분야는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직 36.4%(143만8000명)로 가장 많았으며,농림어업직이 31.3%(123만8000명)로 뒤를 이었다. 현재의 노인들에 비해 상대적 고학력으로 평생 관리직에 몸담았던 중산층 노인인구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일자리 불일치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소 조범상 연구원은 “각 기업들은 현재까지 고령 인력에 대해 비용 중심적으로 접근,조기 퇴직 등 단편적이고 수동적인 해결책으로 일관해왔다”며 “고령 인력이 숙련된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어 기업 성과 창출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5-09-28, 국민일보, 이동훈, 서지현 기자]


2005-10-05 09:49:27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